얼마 전 담낭 제거 수술을 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저도 퇴원하면 꼭 후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 수술 전 증상
보통 급성 담낭염으로 응급실에 몇 번 다녀온 분들이 담낭 제거술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증상이 특별히 없었습니다. 꾸준히 건강검진을 하며 추적 관찰하던 담낭 내 용종이 너무 커져버려서 제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죠. 요즘 들어 소화가 더 불편해지는 것도 혹시 이것 때문인가 싶고, 어차피 할 수술이라면 빨리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로봇과 손으로 하는 복강경이 있습니다. 저는 더 안전하고 배꼽으로 구멍을 하나 뚫는다는 로봇술로 택했습니다.
가격 차이가 거의 500만 원이 넘어가다보니, 수술을 마치고 나서의 소감은 굳이 로봇을 고집할 이유는 없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의사가 직접하는 복강경은 배에 구멍을 3개 내는데, 2개는 거의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다고 하더군요.
고통도 구멍이 3개면 그나마 분배되지 않을지... 지금에서야 이렇게 생각합니다.
2. 수술 전날
입원은 수술 전날했습니다. 오전에 원무과에서 전화가 와서 병실을 지정해주었고, 다인실에 당첨됐습니다.
최대한 늦게 가서 입원했습니다. 일주일 전에 이미 피검사와 초음파, CT를 마쳐서 딱히 할 게 없을 것 같아서요.
다른 병원에서는 주사 바늘도 수술 전날 미리 꽂는다고 하는데 이곳은 수술 당일 새벽에 주사 바늘 꽂아서 좋았습니다.
밥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코로나 검사를 받은 보호자 한 명만 병실 출입이 가능했습니다.
다인실을 사용한 저는 걱정했더 것보다 편안하게 병실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새벽에 바이탈 측정, 피 검사 등을 하러 간호사 분들이 왔다갔다해서 푹잠 자기는 힘듭니다.
입원하면서 간호사들이 정말 고생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무척 힘든데, 친절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지요.
수술이 걱정되어 뒤척이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3. 수술 당일
수술 당일이 되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잠을 뒤척이며 찾아본 후기 중에서 안 아팠다는 후기가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ㅠㅠ
작지만 장기 하나를 떼어내는 수술인데 안 아플리가 없지만요...
간간이 후기 중에 제모나 관장을 한다는 병원도 있었는데, 다행히 이 병원은 바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마취 주사를 놓았는지, 마취 가스 호흡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3초만에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지나 회복실.
아픕니다. 정말 아픕니다. 배를 누가 칼로 막 찌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진통제는 이미 세 통 정도 들어갔다고 해서 무통 주사를 마구 눌렀습니다.
무통 주사는 수술 전에 미리 신청해야 합니다. 울렁거린다는 후기들이 많아서 고민했는데 아픈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 신청했습니다. 무통 주사가 없었다면 어느 정도 고통이었을지 예측은 안 되지만, 진통제만으로도 괜찮았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다시 병실로 돌아와 병실 침대로 이동하는데, 그건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게 힘들었다는 분들이 많아서 겁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잠들지 말고 심호흡을 하라고 해서 2시간 정도 심호흡을 했습니다.
후기들처럼 미친듯이 잠이 오는 건 아니고, 눈이 자연스럽게 감기는 졸음이었습니다. 보호자가 계속 깨워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잠은 쏟아지는데 고통은 계속 돼서 무통 주사를 계속 클릭하며 고통을 이겨냈습니다.
한두 시간 정도 지나고 자도 되냐고 허락받고 잠들었습니다.
무통 주사를 맞아도 생각보다 울렁거리지 않아서 '나는 무통 주사 부작용이 없나보다!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경기도 오산이었습니다.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는데 미친듯이 울렁거려서 병실에 토할 뻔 했습니다. 누워있을 때만 괜찮았나봅니다.
다시 누워도 극심한 울렁거림이 지속돼서 무통 주사를 막아달라고 했습니다. (한 통에 20만 원인데 눈물났습니다.)
무통 주사를 막으니 울렁거림은 조금 사라졌는데 대신 고통이 찾아와서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새벽에 진통제를 하나 놔달라고 했습니다. 진통제를 맞으니 좀 살 것 같았습니다.
소변은 한 번 보기가 어려운데, 한 번 보니까 계속 신호가 왔습니다. 수액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꾸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30분에 한 번씩 화장실에 갔습니다. 마음 같아선 수액도 막아달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4. 수술 다음 날
수술 다음 날=퇴원일 입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퇴원을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어떻게든 하긴 했습니다.
직접 운전, 대중교통 절대 불가능입니다. 조금만 덜컹거려도 수술 부위가 욱신거려서 지옥을 맛봅니다.
계속 심호흡을 하며 걸으며 마취가스를 빼주는 게 좋다는데 아파서 그럴 정신이 없습니다.
당일부터 걸었다는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다음 날은 거의 시체처럼 누워있었던 기억입니다.
수술은 정말 아팠던 기억뿐입니다.
수술 후 회복기는 또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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